유전자 속에 숨겨진 과거•현재•미래 우리는 흔히 건강검진 결과나 체중계 숫자로 내 몸의 상태를 판단 하곤 합니다. 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우리의 몸은 단순히 '지금의 상태'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나의 몸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유전자와 생활 습관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이 모든 기록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유전자이며, 유전자는 일종의 '건강 지도' 이자, 집안의 역사책과도 같습니다.

1. 유전자에 새겨진 가계의 흔적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각각 50%씩 물려받아 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생 나와 함께합니다. 부모의 눈동자 색이나 얼굴형처럼 외형적인 특징뿐 아니라, 질병 위험 요인까지도 함께 이어집니다. 그래서 어떤 집안은 대대로 위장 질환이 많고, 심지어 위암 환자가 반복적으로 발생 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집안은 고혈압이 많고, 혹은 당뇨가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 40%는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유전자는 단순한 정보의 집합체가 아니라, 집안의 건강사가 고스란히 각인된 건강 보고서인 셈입니다.
2. '운명'이 아니라 '가능성'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가진 질병이 반드시 나에게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후성유전학 (Epigenetics)**입니다. 후성유전학은 '유전자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생활 습관과 환경에 따라 발현이 달라진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고혈압이 있다고 해도 내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며,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면 실제 발병 가능성은 크게 줄어듭니다. 반대로 건강한 집안 내력이라도 내가 나쁜 생활 습관을 지속한다면 유전자에 잠재된 위험이 깨어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유전자는 운명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가능성인 셈입니다
3. 가족력은 최고의 예방 도구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 검사를 해야만 내 몸의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적인 검사도 도움이 되지만, 사실 가장 기본적 이고 강력한 유전자 정보는 바로 가족력입니다.
부모가 어떤 질환을 앓았는지 ,형제, 자매에게 어떤 질병이 나타났는지 ,조부모 세대에서 자주 보인 질환은 무엇인지, 이런 질문만으로도 이미 내 유전자의 취약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생활습관을 조정한다면, 효과적인 예방할 수 있습니다.
4. 유전자와 생활습관의 협업
내 몸의 유전자는 기본 설계도이고, 생활습관은 그 위에 덧칠하는 색깔 입니다.
같은 설계도를 가지고 태어나도, 내가 어떤 색을 입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같은 당뇨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식단 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하면 평생 건강을 유지하는 반면,
단 음식과 음주를 즐기며 활동량이 적어 젊은 나이에도 당뇨 진단을 받습니다.
이처럼 유전자와 생활습관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내가 선택하는 생활 습관이 곧 미래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5. 집안 건강 기록을 나만의 설명서로
결국 유전자는 나만의 몸 사용 설명서입니다. 부모와 조상의 흔적이 내 몸 안에 새겨져 있고, 나는 그 설명서를 읽어야만 제대로 된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가족력에서 얻은 유전자 힌트를 통해 생활습관을 조절할 수 있고 현재 내 몸이 보여주는 신호들을
종합하면, 나는 내 몸의 과거•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주체적인 건강 설계자가 될 수 있습니다.
6. 실천으로 옮기는 첫걸음
오늘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부모와 조부모 세대의 건강 기록을 정리해보기
가족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있다면 체크하기
그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작은 것부터 실천하기
작은 기록과 작은 습관의 변화가 곧 내 몸을 지키는 큰 힘이 됩니다.
결론
"나는 내 몸을 제일 잘 안다"는 말은 유전자를 통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 몸은 나만의 것이지만, 그 속에는 집안의 과거가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곧 내 운명을 결정짓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내 몸 사용 설명서를 올바르게 읽고 활용한다면, 나는 과거의 기록을 지혜롭게 해석하고,
현재를 관리하며, 더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결국 내 몸의 주인은 유전자도, 환경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